첫날밤만 세 번째

1권

로맨스

갓녀

“사랑할 줄도 받을 줄도, 아무것도 못 한다고 해서, 고독감을 느끼지 않는 건 아니니까요.” 


이 세상에서 모두가 행복한 와중에, 혼자만 이방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. 그럴 때 절실하게 생각나는 것은 모든 걸 풀어 놓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내 편이었다. 준원은 손을 뻗어 도희의 뺨을 보듬었다. 


“난 그럴 때 만난 게 백도희 씨라서…….” 


그가 나직하게 웃었다. 


“내 편 할래요?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편.” 


뚫어지게 바라보는 검은 동공에 도희의 가슴이 일렁였다. 


“그리고 내가 백도희 씨의 편이 되어 줄게요.” 


작년처럼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, 아홉수도 아닌데, 

앞으로 볼 일 없는 남자도 아닌데……. 

 

무언가에 홀린 게 틀림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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